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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방음 시공 후기입니다:)

조디노 │ 202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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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시작하고 나서 항상 끊임없이 고민하고 갈망하던 것, 그것은 바로 주변의 소음이나 민원에 시달리지 않고 마음 편히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전용 작업실이나 공간을 가지고 있지 않으신 분들 대부분이 주변 이웃들에게 피해를 덜 주기 위하여, 혹은 내가 피해를 덜 받기 위하여 반지하 혹은 옥탑이라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보셨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저 또한 예외는 아니었고요.

 

6년간 다섯 군데의 공간을 거치면서 확신하게 된 것은 좋은 장비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먼저 좋은 공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일반적인 원룸 월세에서는 여러 이유(집주인과의 문제, 이사 시의 문제 등)로 이러한 부분이 충족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장비의 그레이드는 어느 정도 충족이 되었으나 공간이 따라주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번에 집 앞 아파트 상가에서 음악학원으로 쓰이던 넓은 공간을 인수하게 되어 생각만 하고 있었던 방음&어쿠스틱 시공을 드디어 행동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방음공사 후기들에 관심이 많아 읽어본 것들이 꽤 있어서 어떤 업체가 있는지, 성능은 어떤지 등에 대해 어느 정도 데이터베이스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날림공사 하지 않고 꼼꼼하게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업체들 위주로 선별하다 보니, 추리고 추려서 결국 펜타박스에 시공을 문의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음악을 처음 시작하고 모르는 것이 많았을 때, 커뮤니티에서 김종삼 대표님께 쪽지로 문의를 드렸을 때마다 친절하고 상세하게 알려주셔서 신뢰가 갔던 것도 있고 직접 공사하신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계신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시공하게 될 공간에 대한 사진과 간략한 설명을 견적문의 게시판에 올렸고, 대표님과 연락을 해서 현장 실측을 진행했습니다. 이것저것 꼼꼼하게 체크해주셨고 공간을 어떤 식으로 운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조언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저는 이번에 총 3개의 룸을 더블 200으로 시공했습니다.




제가 현재 메인 룸으로 쓰고 있는 공간의 시공 전 모습입니다. 사이즈는 약 8X49평 정도 되는 공간이었습니다. 이 공간을 반으로 나눠 한쪽은 컨트롤 룸, 한쪽은 녹음 부스로 시공하게 됩니다. 다만 천장이 텍스로 시공되어 원래 높이보다 많이 낮아져 있는 상태여서 천장은 철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다른 공간은 기존에 이렇게 입구 옆에 락커룸 겸 화장실로 쓰이던 곳이었습니다. 너무 좋은 공간이 아깝게 낭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공사하는 김에 이곳도 같이 시공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입구를 막고 화장실로 가는 길을 따로 내기로 했습니다.

 


공사 첫날, 철거부터 시작합니다. 건장한 아저씨 세 분이 오셔서 아침 일찍부터 저녁 전까지 눈에 보이는 것들을 다 부수고 떼어내 주십니다. 특별출연해주신 대표님께서 철거 과정 사진을 찍고 계십니다.




천장을 털어내고 나니 2.7m 조금 넘습니다. 엄청난 공간이 숨겨져 있었네요.




철거를 시작하고 한 시간쯤 지나고 공사에 쓰일 자재들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미네랄울, 차음 석고보드, 합판, 철골, 목재 등이 대형 트럭에 한가득 실려 옵니다.




거실 로비에 정리된 자재들입니다. 얼마 안 되어 보이지만 방 두 개에 미네랄울이 한가득 들어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자재들을 놓을 공간이 공사할 공간이 아니라면 반드시 종이 박스든 플라스틱 박스든 깔아 놓고 자재들을 놓아달라고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부분을 미처 생각하지 못해서 저렇게 진행해 버렸는데, 바닥에 자국이 좀 남아서 가슴이 아픕니다. 어쨌든, 공사 첫날은 천장과 벽체 철거하고 자재 올리고 끝났습니다.




둘째 날에는 1차 전기 배선 공사를 합니다. 방 안에 방을 만드는 구조로 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어디에 전등을 달지, 어디에 콘센트를 달지, 어디에 스위치를 달지 등등에 대해 확실하게 정해 놓고 배선작업을 합니다. 이때 인터넷 선(광케이블 및 랜선)과 에어컨 배관 작업을 별도로 같이 진행해 주셔야 합니다. 전기 공사 이후로 바로 목공이 진행되기 때문에, 벽체와 천장, 바닥 작업 등이 진행되어버린 상태에서는 추가적인 배선작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에어컨 배관은 추후에 벽이 두꺼워질 것까지 염두해서 기사님이 말씀하시는 길이보다 1.5m 정도 더 여유 있게 빼놓으셔야 합니다.




셋째 날부터 본격적으로 목공에 들어갑니다. 다루끼와 철골로 틀을 잡고 그 안에 미네랄울을 두 겹씩 채워 넣은 뒤 차음 석고보드를 두 겹으로 붙입니다. 앞서 작업해 놓은 배선도 구멍을 뚫어 빼줍니다.




입구 쪽 방도 이렇게 철골로 틀을 만든 후 그 안에 미네랄울을 채워 넣고 석고보드를 붙입니다.




천장 작업을 마치고 나서는 벽체 작업에 들어갑니다. 과정은 천장 작업과 동일하게 다루끼나 철골로 틀을 만든 후 그 안에 미네랄울을 채워 넣고 차음 석고보드를 붙여 마무리합니다.



목공이 들어가고 하루 정도 지나면 대표님께서 이렇게 도면을 만들어 주십니다. 저음 공진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서는 정오각형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버리게 되는 공간이 너무 많아질 것 같아 공진 해결에 있어 약간의 손해를 볼 것을 감수하고 위와 같이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왼쪽이 컨트롤 룸, 오른쪽이 레코딩 부스입니다.



 

컨트롤 룸과 레코딩 부스를 이어 줄 음향 패널도 별도로 주문 제작했습니다. 대표님께서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수월하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도 목공 때 패널이 들어갈 위치를 정해 패널 사이즈에 맞게 구멍을 뚫어야 하니 미리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6일 차입니다. 천장과 내/외부 벽체 모두 차음 석고보드로 마무리가 되고, 바닥 공사를 시작합니다. 마찬가지로 다루끼로 틀을 잡고 바닥을 띄워 그 안에 미네랄울을 채워 넣습니다. 거기까지 끝나면 바닥에는 석고보드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합판을 붙입니다. 주문 제작한 패널이 한쪽 구석에 수줍게 붙어있네요. 시창 유리와 방음문도 이때쯤 도착합니다.




시창이 들어갈 공간도 이렇게 뚫어 놓고, 그 사이에 미네랄울을 채워 넣습니다. 추후에 이 공간은 나무로 틀을 짜서 천을 감아 채워 넣어 깔끔하게 마무리됩니다.




8일 차입니다. 문 틀을 달고 석고보드 위에 목재를 붙여 내/외부를 마감하기 시작합니다. 목재 붙이는 작업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됩니다.




하루 만에 끝난 입구 쪽 방 목재 마감 작업, 이후에 추가로 몰딩 작업이 들어갑니다.




컨트롤 룸과 레코딩 부스도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목재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갈 때쯤이면 공장에서 제작된 어쿠스틱 패널들과 몰딩 자재들이 도착합니다. 색상은 검은색만 있는 게 아니라 몇 가지 더 있는데, 저는 검은색으로 했습니다.




앞서 보았던 시창이 들어갈 공간입니다. 이렇게 나무로 틀을 만들어 천을 감싸서 공간을 채워 넣어 미네랄울이 보이지 않도록 깔끔하게 처리합니다.








공사 11일 차, 목공은 모두 끝났습니다. 어쿠스틱 패널을 붙이고, /외부 몰딩 마감하고, 바닥 마감하고, 방음문까지 끼워 넣었습니다. 바닥은 카펫 아니면 마루, 데코타일 중 하나를 선택하셔서 작업하실 수 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방안의 울림을 조금이라도 더 잡기 위해서 카펫으로 진행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2차 전기 공사를 하면서 스위치나 콘센트, 화재감지기, 전등 등을 작업하는 것입니다. 에어컨도 달고요.








2차 전기 공사 완료하고 장비들 세팅한 모습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데스크 앞에 앉아 평소 즐겨 듣던 노래들을 쭉 들어봤습니다. 신세계입니다. 그동안 얼마나 왜곡된 소리를 들으면서 작업을 해왔는지 바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차이가 명확합니다. 킥과 베이스는 단단하고 묵직하게 꽂히고, 보컬이나 다른 악기들의 잔향 역시 섬세하게 펼쳐집니다. 나름 비싼 돈 주고 구매했던 장비들이 이제야 제값을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시공 후 만족도는 제가 기대했던 대로 굉장히 높습니다. 그간 너무 상태가 좋지 않은 룸에서 작업을 해왔고 그런 룸에서 작업을 하면서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점들, 들리지 않았던 부분들이 시공 후에는 수학 문제집 해설 보는 것처럼 속 시원하게 보이기 시작하니 이게 이렇게 신날 수가 없습니다. 레코딩 부스 역시 너무 먹먹하지 않게 적당한 잔향과 함께 깔끔한 녹음물이 들어오고요. 방음과 룸 어쿠스틱을 동시에 해결해 주시니 이 부분이 너무 좋습니다.

 

시공하는 2주 내내 이것저것 세세하게 신경 써주시는 대표님의 모습에도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시창 유리가 용달 배송 도중 파손되어 모서리가 조금 많이 깨진 상태로 왔는데 목수 아저씨들은 몰딩 들어가고 하면 어차피 안 보인다, 그냥 해도 상관없다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큰돈을 들여 시공을 맡기는 저로서는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었기에, 유리를 다시 제작해서 받아야겠다고 대표님께 말씀드리니 바로 유리 업체에 전화하셔서 다시 제작해서 받을 수 있도록 신경 써주셨습니다. , 벽에 붙인 어쿠스틱 패널 중 한 개의 몰딩 부분이 깨져 있는 것을 모든 공사가 끝나고 발견하게 되어 대표님께 뒤늦게 말씀드렸는데, 바로 가져가셔서 공장에서 새로 제작해서 다시 방문해 붙여주고 가셨습니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으니 당당히 요구해도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으나, 요즘엔 볼일 다 끝나면 사후관리 귀찮아하고 심지어는 연락조차 받지 않는 업체들이 너무나도 많다 보니,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주시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는데, 시공 후 제가 느낀 장/단점을 간단히 나열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장점


1. 모니터링 환경이 기존보다 몇십 배는 개선된다. (차원이 달라진다고 봐도 될 듯합니다)

2. 방음과 룸 어쿠스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3. 친환경 자재들만을 사용해서 시공 후에도 본드 냄새나 불쾌한 느낌이 없다.

4. 대표님께서 방음 및 룸 어쿠스틱에 대한 지식이 뛰어나 정확하고 상세한 피드백이 가능하다.

5. 사후관리가 확실하다.

6. 일하러 오시는 전기기사님, 목수분들이 다 베테랑이시고 일을 잘하신다.

 

단점


1. 위/아래/양옆으로 공간이 생각보다 많이 좁아진다. (저는 염두에 두고 있던 부분이라 전혀 문제없습니다만, 어느 정도 염두에 두지 않으신다면 시공 후 크게 당황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2. 목수 아저씨들이 일은 잘하시는데 디테일한 것들을 종종 놓치셔서 옆에서 지켜보면서 아니다 싶은 건 확실하게 말씀드려야 한다. (저는 배선이나 이런 것들을 잘못 빼시거나 자재 옮기실 때 복도 바닥이나 천장 찍히는 것 등의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알아서 해주시겠지 하고 신경 안 쓰시는 것보단, 큰돈 들여 마련하는 내 공간이니 가능하시다면 공사 기간 동안 하루 종일 붙어 계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3. 흡음 문제 때문에 바닥을 카펫으로 시공했으나, 다음에 하게 된다면 그냥 마루로 시공할 것이다. (타일 카펫으로 시공을 하는데, 이게 카펫 올이 하나 나가기 시작하면 굉장히 보기 싫어집니다. 마루보다는 청소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움도 크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카펫보다는 마루가 조금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공사 후 새롭게 단장한 제 공간들 사진 몇 장 뿌리면서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건강관리 잘 하시고 식사 잘 챙기시며 작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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