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review

[시공기] 토마토 녹음실 시공기 - 녹음실 방음공사

토마토 │ 2018-09-18

HIT

12057

산울림 소극장 근처에서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녹음실을 했습니다.
녹음실을 오픈했을 즈음 인디밴드가 생겨나기 시작하고, 제일 활발히 활동하던 시기였어서 
많은 밴드들과 즐겁게 작업할 수 있어서 무척이나 행복한 시기였습니다.

토마토 녹음실은 작은 녹음실이지만 밴드들도 자금 규모가 크지는 않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잘 맞는 상황이 되었고,
소규모이지만 가성비 좋은 녹음실로 많이들 생각해주셔서 참 고마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돈만 많다면 더 좋은 장비를 구입하고, 더 돈을 들여 방음공사 어쿠스틱 시공을 하면 좋겠지만 

가난한 녹음실이다보니 ㅠ

그래도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들을 보완해 확장 이전을 하기로 결정하고 오랜 기간 준비하였습니다.

장비들도 가격대 성능비를 고려해 최적의 시스템을 많이 고민해서 업그레이드하고,
가격과 상관없이 최고 모델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에는 과감히 투자하였습니다.

꼭 업그레이드 하고 싶었던 방음공사와 룸 어쿠스틱 시공이 가장 큰 문제였기 때문에
그 부분에 관해서 몇년동안 꼼꼼히 완벽하게 준비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관련된 자료가 많지 않지만 꼼꼼히 찾아보니 또 나름대로 있었습니다.
구할 수 있는 자료란 자료는 다 구해서 공부하고 연구하고.
그래도 많이 부족해서 해외의 자료들을 많이 참고하였습니다.

아마존에서 룸어쿠스틱이나 방음공사, 녹음실 시공 등에 관한 괜찮다 싶은 책들은 모조리 구입하고,
비교하며 공부해보니 비슷하게 요약되는 내용들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녹음실 디자인이나 홈스튜디오 건축에 관한 책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더 최신 자료나 공법에 대해서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많은 자료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영국이나 미국, 캐나다 등등 해외의 방음 자재 관련 사이트에서 많은 자료를 구하고, (미국 석고보드 협회 등등)
연구 기관이나 (캐나다 건설청 등) 대학교, 방송국 사이트 (영국 BBC), 어쿠스틱 포럼 사이트, 홈시어터 사이트 등에서 많은 정보를 보고 배웠습니다. 

시공관련 이론들과 최신 공법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이렇게 시공해야겠다 하는 방법들을 정리하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준비는 다 끝났고, 서교동으로 이사할 곳도 정해졌지만 문제는 공사를 담당할 업체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직접 하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몇몇 업체들에 우리가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공사를 하려한다고 견적문의를 하니
모두들 자기 업체는 그런 방식으로 공사하지 못한다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그럼 그쪽 업체의 방식을 설명해주십사 했더니 그 방식들이 모두 우리 생각하고는 맞지가 않았고.. 
결국 우리가 직접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렇게 직접 시공을 하게 되었고,
첫 공사였던 만큼 능숙하지 못해서 진행이 원활하지 못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긴했지만 
이론에 완벽을 기하려고 많이 노력했던 만큼 공사는 나름대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지금의 서교동 녹음실을 2007년에 오픈했으니 여기서도 어느새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벌써 10여년전 이야기라 이제는 많이 달라져서 안 그런 업체들도 있겠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최신 공법들이 계속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예전 주먹구구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업체들도 많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희 녹음실이 어떻게 시공되었는지 시공기도 좀 소개해드리고, 
그 이론들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을 해드릴까 합니다. 






방음이라는 것이 당연히 무조건 두꺼운 벽을 물리적으로 엄청나게 두껍게 만들어 버린다면 

어느 정도는 방음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되면 공간은 줄어들고, 자재 낭비로 돈이 낭비되고, 생각보다 방음의 효율도 그닥 좋지 않습니다.  

발전된 방음 이론이라는 것은, 공간을 차지하는 비율 대비 최대의 방음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연구된 결과이며 
흡음이나 반사에 주파수별
로 최적화되어있는 여러 자재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방음효과가 극대화되고, 

적절한 룸어쿠스틱 밸런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이론이며 
자재의 가성비까지 고려하여 적절하게 조합 · 배치하는 이론입니다. 






----------------------------------------------------------------------------------------------------





 

 
< 이중벽 >    

 
우리가 방음이란 것을 생각할때, 소리를 완벽하게 막아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소리라는 것은 '물처럼 흐르는 것을 완벽하게 막는' 개념이 아닙니다.

소리의 진동 에너지를 전환시키는 방향으로 생각해야하는데 이 경우에는, 

스터드를 이중으로 하되 그 사이에 공기층을 두어서 

소리의 진동이 물리적으로 직접 전달되는 것 자체를 차단시키는 개념입니다.

이것을 벽체를 디커플링시킨다고 말하는데, 외벽과 내벽을 완전히 분리하여 시공한다는 뜻입니다. 







저희 토마토녹음실의 공사 사진입니다.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만 ㅠ 이중벽의 모습과 암면 충진, 차음석고보드 등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암면 100mm + 공기층 50mm + 암면 100mm 를 기본으로 합니다.
공기층이 마냥 넓다면 효과를 더 볼 수 있겠지만 공간을 효율있게 사용하기 위하여, 최소 크기로 효과를 보기위한 적정 두께입니다.
암면으로 50Hz 이하의 저음 공진음까지 흡음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100mm 2개가 필요합니다)  


 




< Triple leaf effect >


그렇다면 우리가 쉽게 생각하기에, 

'삼중벽이라면, 사중벽이라면 더 방음 효과가 크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수가 있을 것이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것에 대한 연구 또한 자료를 많이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 그림이 우리 나라에서 쉽게 실수하고있는 사중벽의 그림입니다
이중벽에 암면 양쪽을 석고보드로 벽체를 세운 경우는 STC 40 
(STC 라는 것은 주파수별 평균 방음효과가 40dB 라는 뜻입니다)

두번째 그림 삼중벽 벽체는 STC 50

세번째 그림 이중벽의 외벽과 내벽, 바깥쪽에만 석고보드 벽체를 세운 경우는 STC 56  

그렇다면 여기에 방음 효과를 더 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네번째 그림처럼 바깥쪽 석고보드에 오히려 석고보드 한장을 더 대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STC 63

네번째 그림이 토마토 녹음실의 이중벽 스터드 시공 방식입니다  




(토마토의 룸어쿠스틱 강좌에서 '삼중벽보다 이중벽 - Triple leaf effect' 글을 참고해주세요)





 




고무판을 사용함으로써 진동을 흡수하는 플로팅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플로팅이라는 것은 소리의 진동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하는 개념입니다.
스터드가 단단히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미세하게 플로팅됨으로써 유연하게 움직여 운동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차음 석고보드

일반 석고보드와 두께는 같은데 훨씬 더 무겁기 때문에 방음효과를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석고보드를 이중으로 붙일 때에도 지그재그로 함으로써 저절로 틈을 막아주는 효과를 냅니다. 
(석고퍼티도 사용, 석고보드와 석고보드 사이의 미세한 틈과 못자국 등도 메꿔줍니다.)
 







암면





업체마다 무게의 차이가 있는데, 이것은 가격과 거의 비례합니다.
이것도 무거운 것이 방음 효과가 더 좋다고 해서 저희는 더 무거운 것으로 시공했는데요,
요새에 와서는 가격 차이에 비해 방음효과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쪽의 의견에 힘이 더 실리고 있습니다. 
방음효과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면 가성비를 생각할때 가벼운 것을 사용하는 것이 낫겠지요… 


 








< 내벽 - 룸어쿠스틱을 향상시키는 마감 >  



모든 닫힌 공간은 각각의 공간에서 생겨나는 특정 주파수의 공진음 때문에 소리가 왜곡되어 들리게 됩니다.
비싼 스피커도 어쿠스틱이 좋지 않으면 다 소용없기 때문에 룸어쿠스틱이 중요한 것입니다.  
페브릭, 폴리에스터, 아트보드 등의 섬유재질은 중고음대역만을 흡음하여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주파수 불균형을 초래합니다.
그러면 모니터가 잘 되지 않으니 볼륨을 더 올리게 되고, 소리가 커지니 방음은 더욱 더 안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러므로 룸어쿠스틱이 중요한 것이고, 방음과도 연결되어 있는 개념입니다.
 




1. 슬롯 레조네이터 형태의 마감  



 
- 암면(저음 잡는 소재)와 페브릭(중고음대 흡음)과 원목(적절한 흡음과 반사)의 마감으로,
전 주파수 대역에서 적절하게 흡음과 반사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습니다.





2. 코너 트랩
 
- 코너 저음을 잡아주는 베이스 트랩입니다 (350Hz 이하의 저음 공진음)


- 암면을 사용한 베이스트랩은 소리의 진동에너지를 암면의 진동&열에너지로 전환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려면 미크론(micron) 단위의 미세한 굵기의 충진재를 사용하여야만 하는데,

암면의 굵기는 2-20미크론으로 가늘어서 저음을 잡아줄 수 있는 소재입니다. 

평균 흡음률(NRC)을 보면 암면(100mm)은 고음은 물론 저음에서도 거의 1.0 이상의 성능을 보여줍니다.

(NRC 1.0 이란, 엄밀히 말하면 다르지만, 쉽게 풀이하면 100% 흡음이라고 일단 이해해도 됩니다.)
(폴리에스터(100mm)는 고음에서는 1.0 이상이지만 저음(125Hz)에서는 0.5 이하로 효과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3. 어쿠스틱 클라우드 ( 콘솔 위의 클라우드 )


- 스피커의 저음을 콘트롤하고 천정 높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암면150mm)


- 일반적인 베이스트랩과는 달리, 페브릭 소재로 마감하여, 중고음을 흡음함으로써

RFZ (Reflection Free Zone)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반사음을 줄이고, 직접음만 모니터링)





4. 디퓨저


- BBC 방송국에서 발표한 이론에 따른 3D 디퓨저 스카이라인 


- 길이가 짧을수록 높은 주파수를, 길이가 길수록 낮은 주파수를 반사시킵니다.
1-6kHz 의 고음을 반사시킴으로써 소리를 밝게 만들어줄 수 있으며 
고음 대역은 방향성이 있는 주파수 대역이기 때문에 골고루 분산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길이의 배열은 얼마나 골고루 분산시키냐의 문제인데 이것 또한 여러가지 이론의 자료가 있습니다.
토마토녹음실의 시공은 영국 BBC 방송국에서 발표한 이론으로 시공하였습니다.







 




< 시창 >

시창 또한 이중벽과 같은 개념으로, 이중 시창으로 시공합니다.
이중벽에서의 석고보드가 이중시창에서는 유리일뿐 같은 개념입니다 .
triple leaf effect 가 똑같은 개념입니다.


 







< 사운드락 >


방음문 자체로 완벽한 방음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수치상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에
사운드락으로 방음을 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최소 1평방미터 이상 크기로 하고, 부스문과 컨트롤룸문은 90도로 설치되어야합니다.
내부 재질은 흡음 위주의 페브릭으로 마감하여 과도한 흡음 처리를 해야합니다.




 



 






2007년에 한 첫 공사였기 때문에 이후로 이론도 많이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저희 토마토녹음실을 공사한 흐름대로 따라가며 쓴 글이라 

이론적으로 정리가 덜 되었을것 같은데, 

앞으로 이론에 대해 글을 더 정리하여 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토마토의 룸어쿠스틱 강좌] 강좌 게시판에서는  보실 수 있습니다.















작성자 비밀번호     비밀로하기

내용

이전글 이전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시공기] 빨간 책방 Cafe 녹음실 시공기 - 방음과 룸어쿠스틱 ...